남미 이야기/우루과이

우루과이 해변엔 사람이 있었다

김 항덕 2020. 7. 5. 14:11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도시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

우연히 들린 어느 호텔 로비에서

 이 나라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바닷가에 가보라고 했다, 

 

택시를 타고 운전수에게

 "이 나라 사람이 많이 있는 바닷가를 가자"고 했더니

 운전수가 "어느 지역의 바닷가를 말하냐"고 했다, 

 

""그렇지"". "이 나라의 바닷가가 한두 군데가 아니지".. 

"가장 가깝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알아듣고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씨에스타 시간에 사람들은 전부 

이곳에서 놀고 있는거 같았고

도시는 비어있었다,

 

전체 인구는 350만 명이며 90%가 유럽계 백인이다 

남미에서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이며 

주로 농축업 위주의 산업이 발달하였고 

상대적으로 재조업은 발전하지 못 했다, 

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땅을 자랑하며 

정치와 서비스업 금융업이 발달한 나란다,

 

가만히 이곳 사람들이 즐기며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어느 중년의 신사가

 젊잖게 우리가 쉬고 있는 곳 앞으로 와서

 넥타이를 풀고  웃 옷을 벗기 시작했다, 

구두를 가지런히 놓고 

가방 안에서 넓은 비닐을 꺼내 모래 위에 올려놓고선

 바지를 비닐 위에 놓았다,, 

다행히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마지막에 양말을 가지런히 벗은 그는 

바닷가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더니

 한참을 수영을 즐기면서 바다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약 1시간 정도를 그렇게 물놀이를 한 그는 

자리로 돌아와 다시 옷을 입을 준비를 했다, 

어느새 샤워까지 하고 돌아온 듯 

잠시 뜨거운 태양을 향해 누워 있는듯 하더니

 바지를 입고 와이셔츠를 입고 

양말을 신고 넥타이를 착용한 후 

다시 점잖은 중년의 양복입은 신사가 되어 

우리 앞을 지나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

 

나도 물속에 들어가서 뜨거운 우루과이의 

태양을 받으며 물놀이를 했다, 

주위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자니 

이들이 아주 건강해 보인다,

 

씨에스타 시간엔 도시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던 

우루과이 사람들은 

이곳에서 놀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오후 4시가 될 때쯤엔 이들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일하면서 비어 있던

 몬테비데오를 채우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문득,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를 생각해 봤다,

여유롭게 사는 것 같아 좋아 보이지만

 왠지 나는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미 난 이들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것이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고 난 후

 1시간 정도를 바닷가 바로 위의 길을 걸어봤다, 

 

바다를 마주 보며 

끝없이 펼쳐진 호텔과 아파트는

 바로 이곳이 우루과이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지금도 우루과이 하면

 바로 이곳 바닷가가 떠올려지는데 

좀 멀리 가면 이런 빌딩들의 모습이 사라질 것 같았으나

 바다가 있는 이상 우루과이에선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보기 좋은 건물들의 모습은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다,

 

바닷가를 거닐다 보니 이곳에선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실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았다,

전부 씨에스타 시간 때문에 문을 닫아

 뭔가 이상할 정도의 죽은 도시 같았던

도심 속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고

 이곳이 바로 내가 늘 보아왔던 정상적인

 나라의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이곳 종업원에게 저녁을 먹을만한 곳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식당 종업원이 추천한 곳을 찾아갔더니 

이곳은 이날 아침 배를 타고 내렸던 

부둣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시장이었다,

 

 

길거리를 막아 차를 다니지 못하게 만들었고

 사람들만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길 양 옆쪽으로는

 잡상인들이 잔뜩 진을 치고 배에서 

내린 크루즈 관광객들을 상대로 열심히 장사을 있었다,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는 남미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다는 특수함 때문인지

 많은 크루즈 여행객들이 배에서

 쏟아져 들어 오는 곳이다 

 

부둣가에서 바로 나오자마자 

형성된 여행객들에게도 유명한 중앙 시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이 나라 특유의 아사도 고기 등을 파는 

독특한 식당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유명 여행 프로에서도 

이곳이 한번 나온 적이 있는 곳으로

 나도 이곳에서만큼은 아사도 고기를 먹어보고 싶었다, 

 

일부러 찾아갔지만 

이날 따라 크루즈 배가 들어오지 않았다,

장사치들도 유람선 관광객들이 오지 않은 날은

 문을 많이 닫는다고 한다, 

내가 찾아간 날이 하필이면 

유람선 관광객이 오지 않았던 

가장 썰렁했던 날이었다,

 

하필 이날 크루르즈 배가 오지 않아 

장사치들은 전부 힘이 없어 보이지만 이곳에 크루즈에서 관광객 

수천 명이 쏟아져 내리면 이곳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상상이 된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경이었다, 

이곳은 오후 8시에 문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이곳의 매상은 거의 전부가 

크루즈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므로 관광객이 오지 않은

 이런 날은 일찍 문을 닫는다, 

 

저녁으로 아사도를 시켜 먹었고 

우리가 들린 식당에선 라틴아메리카의

 음악이 시끄럽게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아침에 이곳 부둣가를 통해 

우루과이 땅으로 들어 왔지만 

이렇게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오후가 되어서야 우루과이의 모습을 좀 더 잘 보는 것 같았다, 

 

남미에서 칠레 다음으로 안정된 경제력을 자랑한다니 

그 위용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 중 뭔가 특별하게 피로감을 달래주는 것이 분명히 있는데

 여행자의 입장에선 당연히 여행 중에

 즐거운 뭔가를 보았을 때

 피로감을 한방에 날릴 수 있을 것도 같다, 

 

우루과이엔 한국인이

 별로 살고 있지 않는 곳으로 아주 적은 수의 교포들과 

주재원들이 살고 있는듯했다, 

 

배 안에서 만났던 이곳 우루과이에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는 한국 청년의 입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으니

 그 숫자는 어림잡아 50여 명도 안 되는 듯하다, 

 

그런데도 이곳 우루과이에서

 한국인 식당을 찾을 수가 있어 

참았던 한국 김치 맛을 볼 수 잇엇고 한국인을 만나서

 고팠던 한국말을 해 볼 수가 있었으니 

이 얼마나 즐겁게 여행의 피로감을 풀어낼 수가 있엇을까,

 

 그런데 그 마지막 피로감을 달래준 곳이 바로

 하필 내가 배를 타고 왔던,, 

우루과이에 처음 발을 디뎠던 

이곳이었으니 조금은 아이러니했다, 

 

부둣가를 다시 찾은 것은

 저녁을 먹기에 좋은 곳이라고 

맥줏집 종업원이 알려주었기 때문에 다시 찾았고 

이곳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와인 한잔을 하고 나서 

바다 구경을 한번 해보자고해서

 생각 없이 걸어 다니고 있을 때였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커다란 마차 바퀴처럼 생각

 조형물에 한국말로 "환영합니다"는 글귀가 보였다, 

 

파타고니아 여행 중 조형물에 한글이 적힌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이곳 우루과이에서 한글이 적힌 글씨를 보다니…. 

너무나 뜻밖이었고 

큰 감동을 먹었다

 

 일행들은 서 있는 채로  한동안 이곳에서 웃고 있었다, 

하늘엔 노을이 밀려왔고

 이젠 다시 우리가 타고 왔던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서 

낼 새벽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겨둔 채였다,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 한글로 "환영합니다"는 글귀는

 모든 피로감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효과를 가져왔고

 또한 우루과이가 갑자기 친근함과 

늘 내 옆에 있어 주었고 앞으로도 있어 줄 것 같은

 친한 친구의 감정이 들어왔다, 

 

하늘엔 서서히 노을이 밀려왔고 그 노을을 구경했다,

남미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우루과이의 노을빛은 집에서 즐겨보던 

그 노을빛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붉은 노을이 더 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