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에피소드

로스카보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고래 구경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김 항덕 2020. 8. 19. 04:34

고래가 정말 우리가 있는 곳에 올 수 있을까?

고래가 왜 우리를 위해 바다에서 올라올까?

궁굼했다

우리는 그런 고래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고래가 정말 우리를 위해서 물 밖으로 띠어 오를까?

그리고 그 고래는 수중 쇼에서 자주 보던 훈련된 돌고래 종류는 아닐까?

많은 의심을 하면서 고래를 보러 갔다,

고래가 진짜로 우리 관광객을 위해 바다에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할까?

고래 구경을 하고 싶어 어느 사무실에 들러 예약은 했지만,

하필 아침부터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가 로스카보스를 젖히는 중이었다,

로스까보스는 장마 중이었다,

온종일 내린 비는 점심때 2시간 정도 그치고 또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날이 하필 우리가 로스까보스에 가고서

제일 비가 많이 내린 날이 아닌가 싶다,

혹시 모르고 가져온 비옷이 있었지만,

비가 억수같이 내릴 땐 비옷도 당해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고래 구경을 하기 전 내가 생각했을 때는 아주 크고 이쁜 배애서

폼 잡고 배 안에 있는 의자에 편히 앉아

망원경 같은 것으로 바다 멀리 있는 고래를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배를 타려고 가보니 기다란 고무보트였다,

당연히 비를 가릴 천막도 없이 그냥 비를 맞으면서 배를 타야 했다,

아주 좋다고 하는 비옷도

배를 타고 시속 50km로 달리는 고무보트에서는 소용이 없을거 같았다,

 

타지 말까,,,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으슬으슬 추웠고 몸 상태도안 좋은데.,,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것을 알며서 이배를 탈수가 없었다,,

.

그런데 그 배의 가이드라고 소개를 한 사람이 이렇게 비가 오면

"고래가 좋아하는 날씨기에 더 자주 나온다",

"어서 배에 탑시다",,라고 능숙하게 선동을 했다,

우리는 걱정 속에서 머뭇거리며 결국 그 고무보트를 타고 말았다,

타지 않겠다고 결심이 섰지만 몸을 이미 배에 올라타 있었다,

바다에서의 비는 점점 더 많이 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전혀 가릴 것이 없는 상황이다,

비를 조금이나마 덜 맞을까, 옷깃을 붙들어 매도

쏘나기로 내리는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냥 통째로 맞아야 했다,

뿌려대는 빛줄기에 얼굴도 따가웠다,

도대체 이놈의 고래를 봐서 뭐 하려고 고래를 본다고 이 고생을 해야 할까 ,

일정은 약 3시간동안 배를 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3시간 동안 이리 쏟아지는 비를 맞고

이렇게 망망대해를 고래를 찾아다녀야 하는 이 배를 왜 선택 했을까,,,,,

후회를 해도 이젠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배는 천천히 바다로 향했다,

고무보트에서 전날 보았던 로스까보스의 아치형 바위를 또 봤다,

아치형 바위를 보러 일부러 오지 않았어도

이 고무보트를 타면서 볼 수도 있었는데,

고래를 보기 위해 달리는 보트는 이곳 바위섬을 천천히 돌아 주었다,

로스카보스의 상징인 아치형의 바위를 왠지

앞으로 잊지 못할거 같은 느낌이왔다,

낚시를 하건 고래를 보건 배를 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하나밖에 없는 복잡하게 많은 식당과 술집등이 모여있는

이곳 부둣가에 와야 했다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이곳의 상징인 아치형의 바위를 볼수 있지만

배를 타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이 바위를 볼수 있었다,

물과 연관된 모든 놀이 기구도 이곳 아치형 바위를 배경으로만 진행되는거 같았고

길거리 사진사들도 이 바위를 중심으로 배경사진을 찍었다,

그만큼 이곳에선 이 아치형의 돌바위가 중심이었고 신앙이었다

이 돌바위가 수천 명의 이곳 주민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배는 바위섬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바위무리를 뒤로 한 우리 보트는 수평선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바닷가는 아주 멀리 있다,

우리는 어느새 엄청난 거리를 오고 말았다,

배가 잘못되어 수영을 하면서 저곳을 가라면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거리다

배와 운명을 같이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

갑자기 더 빠르고 더 큰 엔진 소리를 내뿜고 고무보트는 달리기 시작했다,

가이드가 고래를 본 거 같았다,

"저기"! 를 보라고 한다, 고래가 듬직한 등을 보이면서 잠수를 하면서 기어가는 듯 하더니,

갑자기 커다란 몸짓으로 물 위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묵직하게 물속으로 들어갈 때

아쉽게 보이는 꼬리에 눈이 꼽혔다,,

 

일단 고래구경을 하고 나니 또다시 고래가 보고 싶어 졌다,

듬직하게 바닷속의 거인인 이 고래를 다시 보고 싶어진다,

왠지 잠들어 있던 나의 야성미가 살아나는 듯했다,

아주 잠깐 본 고래의 모습에

잠잠해던 속 안의 피가 끓어오르는 건 왜일까..? 흥분되기 시작했다,,.

이래서 고래 구경을 하러 오는 건가'??

그리고 오로지 고래를 다시 보면 어떡해라도 할 듯,, 야", 고래야",,,, 바다를 향해 소리쳤다,

어느덧 배는 조용히 엔진도 꺼 버린 모양이다,

너무나 조용히 바다 한가운데에 둥둥 떠 있게 됐다,

우리는 아무 말도 안 했다,

혹시나 배가 시끄러우면 고래가 안 올라 올 거 같아서다,

나도 다시 한번 고래가 물 밖으로 떠 오르길 간절히 기원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배가 다시 엔진을 켜고 달리기 시작한다,

또다시 비바람을 맞으면서 얼굴을 숙였다

달리는 보트의 시속이 높아진다,

그러면서 얼굴과 몸에 꼽히고 있는 빗 줄기들도 더 따가워 진다,

내 카메라도 최대한 물이 안 묻게 옷 속에 집어 넣어야 했다,

배는 시끄러운 엔진 소리가 요란했다,

끝없이 길도 없는 바다의 물길을 햇치며 달려간다

근데 그때 사람들은 갑자기 악을 쓰면서 소리를 질러 되기 시작했다

배의 엔진 소리가 높아지면서 시작된 것이다,

 

배안에 탔던 모든 사람은 누가 시작을 했는지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비명 같지만 비명은 아니다,

고래가 들을까바 숨죽이던 사람들이 아니다.,

왜 그리 소리를 질러 됐는지..,,,,

나도 이상한 소리를 질러 됐다,

나만 괴상한 소리를 질러된것은 아니다,

같이 배에 탄 모든 사람이 각자의 다른 소리를 질러되기 시작했다,

원래 배를 타고 달릴 때 소리를 질러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배가 달릴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소리를 질렀다,

와아,,,,,!!!!!,야,,,,,!!!!!!!!!!!

엔진 소리와 배 안에 탄 사람들의 소리는

드디어 한 몸이 되었다,

소리를 질러 되던 우리 배의 사람들은 배가 멈추면

엔진의 소리가 멈추듯이

우리의 함성도 멈추었다,

왜일까, 배가 고래를 찾으러 달려가며 엔진의 소리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소리를 더 크게 질러 됐다,

배가 속도를 낮출며 엔진의 소리가 작아질때 우리의 소리도 작아진다,,..

다른 배도 그런 것일까??

그리고 늘 고래 구경을 하러 가는 배는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건가,.

아무튼 소리가 절로 나왔다,

차가운 비바람과 파도소리,

고무보트에서 나는 이상한 엔진 소리, 그리고 우리들의 함성소리는

로스카보의 험난한 바다와 고래를 향해 질러되고 있는듯 했다,,

우리의 고함은 자동이었다.

배가 멈추면 우리의 함성도 멈추고 배가 달리면 우리는 소리를 질렀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배 안에 탄 사람들 전부가 그랬으니….

그 안에는 우리 일행을 포함 샌디에이고 왔다던 미국인 가족과

스페인에서 왔다던 가족, 그리고 멕시코에서 왔다던 가족,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사람들,,약 20여 명이 있었는데.

그들 전부가 소리를 질렀다,

누가 시킨것이 아니었다

난 배가 달릴 때, 소리를 질러 되면서 고개를 숙이며 뒤쪽의 사람들을 쳐다봤다,

그들도 고개를 숙이면서 엄청난 소리를 질러 되며 웃고 있었는데….

나 역시 마냥 입가에 웃음이 나왔다,

배가 잠시 멈추었을 때,,,,

왜 그렇게 웃음이 나왔는지…. 웃음이 멈추지도 않았다,,

같이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의 입가에서도 웃음이 터졌고

우리 일행들도 웃음보가 터져 그치질 않았다,

터진 웃음은 가라앉지 않았는데…. 배의 모든 사람이 그러했다,

배는 또다시 달린다,

우리는 또 소리를 지른다, 배가 멈춘다. 우리는 웃음보가 터진다,

고래 구경보다 우리의 고함과 함성을 질러되며

로스카보의 어느 고무보트에서 한가득 갖고 살고 있어야 했던

온갖 스트레스를 멋지게 날려버리고 있었던거다,

이날 고래 구경을 했던 고무보트 배

고래는 약 20분 정도에 한번은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나온다 한다,

이번 고래 구경은 이렇게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말고 봐야 하는 긴박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