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에피소드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는 사람이 없는 유령의 도시 같았다

김 항덕 2020. 8. 12. 07:52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우루과이까지 가는 배를 탔다,

우루과이만 남겨두고 아메리카 대륙은 전부 돌아봤기에

한 나라 남은 우루과이는 꼭 가보고 싶었다,,

우루과이는 여행에 대한 동경심보단 한나라 남은 거

일단 한번 찍어 봐야겠다는 심보가 더 컸던 거 같다,

같이 간 사람들한테 꼭 우루과이는 가야 한다고

내가 우기며 출발을 했다,

배는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에 있는 어느 강가에서

출발했는데 운영하는 거나 시설 면에서 깔끔하고 좋았다,

배는 2시간 정도 걸렸고 우루과이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경이었다,

일단 밖으로 나온 우리는 이미 배 안에서 샀던

시티 투어 티켓을 들고 물어물어 밖의 어느 정거장까지 걸어갔다,

투어버스는 일 인당 약 50불 정도였으며

볼거리들을 보고 오후 8시 저녁때가 되면

다시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쾌한 기분으로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순간부터 즐거울 거 같은 우루과이의 환상은 깨지고 말았다,

버스가 오지 않았다,,

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우리 일행들 뿐이었지만 그렇다고 버스가 오지 않으면 안되는 거였다,

주변 터미널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 봤자,,

다 소용이 없었다,

10시 10분이 되면 와야 할 이 버스는

11시 40분경이 돼서야 도착을 했다,

분명 시간표의 1시간 30분이나 늦게 온 거였다,

 

버스에 올라가며 운전사에게

내 손목시계를 툭툭 치며 많이 늦었다는 시늉을 해보니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버스 운전수는 아직 30대로 보이는 콧수염의 젊은이었다,

아무튼 30분마다 온다는 이 관광버스를 이젠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면서 알게 된것은 다운타운 정도는 걸어서

구경을 해도 될 거리라고들 한다,

멀리서 빌딩들이 보이는 거로 봐선 몬테비데오 중심지는

별로 커 보이지 않는다,,

시티 투어 버스를 믿고 기댈 수는 없는 기분이었다

일단 늦게나마 온 버스를 타고

첫번째 정거장인 몬테비데오 중심지에서 내렸다

그리고 우리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지건 언덕쪽에 보이는 긴 빌딩을 중심으로 잡고 거기까지만 걸어가 보기로 했다,

배 안에서 샀던 시티 투어 버스표는

날아간 것이다,

작은 도시 몬테비데오에서 중심가에서 부터

빌딩이 보이는 곳으로 무지건 걸었는데

20분 정도 곧바로 걷고 나니 황당한 곳도 나왔다,

온통 벽은 낙서투성이로

주변 건물들은 전부 부서지고 엉망이었다,

그리고 단 한 명의 사람도 지나가지 않았다,

20분 정도만 걸었는데 도시 끝으로 왔나??

당연히 어느 도시에도 이렇게 버려진 건물들은 있는거다,,라고 생각했다,

좀 더 걸어 건너편 시내 쪽으로 들어갔다,

이곳도 분명 몬테비데오 시내였다,

최고 중심지는 아닌듯 했지만 그래도 건물들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길 양쪽으로 길게 뻗은 옛날 유럽식 건물들이

보기 좋게 늘어져 있었다,

길가엔 시멘트와 나무로 만들어진 전봇대 위로 길게 줄을 지어

늘어진 전깃줄이 좀 복잡하게 엉켜 있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런데 걸어가면 갈수록 좀 이상했다,

왠 일인지 주변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영화에서만 나올법한 황당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달리는 자동차도 없다,

힘 빠진 개들 몇 마리가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이상한 도시를 우리는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사람사는 도시에서 사람을 찾기 위해 빌딩 속을 걸어 다닌다,,,

처음에 내린 부둣가 말고는

사람이 없다니.,,

도대체 사람이 다들 어디로 간 것인가,

자동차도 지나가지 않은곳을

이리 걸어 다니고 있는 나의 등에서는

쭈뼛거리고 긴장감에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서둘러 이 이상한 이 거리를 벗어나기 위해 한참은 걸었다,

무지건 앞쪽으로만 걸었다,

지금 생각해도 우루과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는 이상한 도시며 작은 도시였다,

조금 있다가 안것은 이곳 우루과이는 씨에스타 시간이 있었다,,

점심때인 12시쯤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오후 3시가 되면 다시

일하러 나오는 관습이다,

아무리 씨에스타 시간이라도

도시가 이리 조용할 수 있단 말인가,

단 한 명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다니,,,,

나와 함께한 5명의 한국 남자들만 이리 도둑놈처럼 조심조심 다니고 있다니….

그리고 오후 2시가 가까이 오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사람이 안보일 수 있단 말인가,

자꾸 시계를 봤다,

빌딩이 늘어져 있는 도시 몬테비데오라는

한 나라의 수도를 걸어 다니고 있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도시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을 찾아본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뭐 이런 곳이 있담,

길을 걸어 다니며 멀리서나마

사람들이 보이면 저기 사람이 있다,

라고 소리를 지를 지경이었다,

사람이 멀리서 가면 저쪽으로 가 봅시다 한다,,

왠지 모르게 사람을 찾아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당연히 있어야 할 사람이 사는 사람들의 세상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시간이 오후 2시경이었고 밤도 아닌 대낮의 시간이었다,

아무리 씨에스타 시간에 점심도 먹고

잠시 휴식을 위해 집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이리 도심 한가운데

사람이 다니질 않는다면

이 도시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은 되는 것일까?

이러한 모습이 이곳에서는 정상적인 모습일수 있지만

이곳을 이 시간에 처음 찾아온 여행자인 나는 아주 이상했다,,

이런 모습이 진정 우루과이의 모습일까??

사방팔방의 식당과 상점들이 문을 닫아

어딜 차분히 앉아 있을 곳이 없었다,

이곳에도 이 나라 사람들이 애용하는 커피숍은 있을 것 같지만,

이방인 입장에선 어디를 가야 할지 몰랐다,

화장실이 급했지만 길거리에

볼일을 볼 수도 없었다,

무지건 건물이 더 많이 보이는 도심 속으로

걸어 들어갔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없다,

멀리서 보니 제법 큰 건물에

호텔이란 간판이 보였다,

저곳으로 들어가면 그곳엔

혹시 카페가 있고

좀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다행히 호텔 문은 열려있었지만,

카페는 없었다,

앞에는 문을 지키는 사람이 있는 제법 큰 호텔 이었다,

우리가 들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고 문을 열어주었다,

호텔 로비에 잠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쉬기로 했다,

화장실도 갔다 오기도 했다,

호텔 로비 사람에게 물어봤다,

"우루과이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도대체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거냐고요"

다시 나와 걸었는데

나중에, 몇 블럭 떨어진 곳에서

버스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소리를 쳤다,, "와,, 버스다",,,

정거장 앞에서 기다리다

무지건 아무 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도 사람이 2명 뿐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보이는 곳에 가서 내렸는데

그곳은 해변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