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 여행 이야기/트리니다드 토바고

트리니다 토바고 원숭이가 있는 대나무 숲

김 항덕 2020. 7. 4. 08:15

바람과 대나무들 사이서 들려오는 나무들끼리 스치는 소리는 

여행 중에 지친 마음과 몸을 편하게 했던 

최고의 휴식쳐 같았다,

 

물 한 병 사 들고 천천히 걸으면서 느끼는

 이 신선한 바람과 공기는 

이곳 어느 곳에 자리잡고 앉아 요가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를 했다, 

 

아무도 없고 오로지 대나무와 바람 

그리고 원숭이들의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이곳을 묵상하며

 천천히 걸어봤다, 

 

묵상을 하며 천천히 걸어가는 이 길은

혼자서 여행하는 나에게

 시원한 바람과 함께 모든 상념에서 벗어나게 했던 곳이었다,

 모는것을 떨쳐버린 시간이었다,

이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없이 걸어가게 될줄은 몰랐다,

마냥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이곳은 3km에 걸쳐 만들어진 대나무 숲속 길이다,

 

이곳을 가면서 보이는 풍경을 차 안에서 한 컷

 

입구에 싸인이 보인다,

택시 기사한테 3시간 있다가 

이곳으로 와 달라고 약속을 하고

 난 이곳에서 내렸다,

 

 

 

 

경치 좋고 길이도 원만하며 하늘이 

덮여있을 정도로 그늘을 만들어준

 대나무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 이 길은

 사실 이 나라에서 유명한 산책로 길이다, 

 

등산길이라고 하기엔 언덕이 없고 

그렇다고 올레길이라고 표현하긴

 조금 정리가 덜 된듯하다.,

 

 

양쪽 길에 늘어선 대나무가

 하늘을 막고 태양도 막았다, 

 

갑자기 양옆에 늘어선 나무 때문에 

이 안에는 햇볕이 별로 들어오지 않는

 그늘만 있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누군가 걸어오고 있다, 

미소를 지으며 이 길을 얼마나 더 걸어가야 

물어보니 1시간을

 더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나는 각자 가는 길을 걸어갔다, 

1시간을 걸쳐 끝까지 가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그냥 이 길이 좋았다, 

 

제주도를 여행했을 때

올레길 숲속을 걸으며 맞았던 

향나무들이 생각이 낫지만

 이곳은 분위기와 나무 색깔과 바람 소리와

 냄세는 많이 다르다, 

난 이곳을 

나만의 이름,, 기분 좋은 길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주고 싶었다,

 

수 없이 마구 뻗어있는

 대나무숲 길을 따라 갖고 있는데 

양옆에서 뭐가 특이한 소리가 나길래

 나무 사이를 살펴봤더니 

원숭이 4, 5마리가 나를 보며 따라오고 있었고

 그들이 나무를 타며 

다른 나무로 건너뛸 때마다 나는 소리였다, 

이렇게 야생적으로 자라고 있는 

원숭이가 신기해서 쳐다보기를 한참을 했다,

 

 

이곳을 찾은 계기는 이곳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말을 누군가한테 들었고

 이곳을 갈 때 바닷가를 끼고 찾아가야 하는데

 주민들의 어촌도 구경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막상 이곳을 오고 나서 사진을 찍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이 수많은 대나무가

 어떡해 이곳에 생겨났고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가 궁금했다,

 

 

 

원숭이들이 나무 사이에서 보이는데

 내가 가는 방향으로

 여러 마리들이 같이 이동한 것 같았다, 

이 원숭이들은 나를 구경했던 것 같다,

 

 

원숭이들은 나를 따라서 오고 있었지만

 이들의 존재를 내 앞에

 나타내지 않았다, 

 

내가 숲속을 쳐다보면 이들은

 나를 쳐다보고는 있었지만

 이들의 몸을 내 앞으로 보이기

 싫어하는 듯했다, 

 

이들도 약 한 시간에 걸쳐 나와 함께 했는데

 내가 가는 길을 멈추면 이들도 멈추었고 

내가 걸으면 이들도 약간의 소리를 내며

 나무를 타며 따라오기를 

계속 반복했다.,

 

길을 걸을 때 바람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들렸을 때 

그것이 다른 동물도 아닌 대나무 숲에 사는 

원숭이들인 것을 알고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먹을 거라도 가지고 갔었으면 

길가 쪽에 던져보고도 싶었다, 

원숭이들이 과연 먹을 것을 찾아

 길 쪽으로 나올까, 하는 궁금한 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먹을 것이 없었고 

그렇다고 들고 다니던 물병을 놓기도 좀 그랬다, 

길이 나 있는 곳을 향해서 

계속 걸었고 원숭이들은 계속 따라왔다, 

 

바람 소리 같지만 그렇지 않은 거친 소리가

숲 속에서 새어 나왔는데

 원숭이들의 특유의 울음소리였고

 조금씩 새어 나오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우리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원숭이들의 소리가 안 났는데 

왜 그런지는 몰라도 

약 1분간 그들의 소리가 끊어졌다, 

어느 지점에서인가 

그들이 내게 오는 도중 방해꾼이

 나타났을 거라 생각을 했다, 

나는 귀를 기우리고 조금 더 걸어 봤는데 

나를 향해 급하게 달려오는 듯한 그들의 소리가

 다니 나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안도감도 들었지만, 

이들의 행동에 방해가 되었던

 그것이 무엇일까도 매우 궁금했었다, 

 

돌아가는 시간에도 이 원숭이들은

 또 같이 나를 따라왔는데 이들이 나무를 

타면서 소리를 낼 때 

그 안도감은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이상했다, 

아무튼 그때는

 그들의 소리는 내가 걷고 있는 숲길의 안내자였으며

 길을 밝히는 가로등 같은 느낌이었고

 묵상에 잠길 때는 음악과도 갚은 소리였다, 

 

 길을 돌아서 나온 후

 뒤를 돌아 봤을 때 다시 한번 더 들어가 보고 싶었다, 

어디선가 나를 쳐다보고 있을 

원숭이들에 작별 인사라도

 하고픈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오토바이를 배운답시고

 여의도에서 시간당 얼마를 

주고 빌려서 타다가 지나가는 

어린 학생을 다치게 한 적이 있었다, 

 

이후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혼이 난 후

 다시는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용서를 받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그놈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집에서 혼이 나고도 동네의

 아는 형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랑을 할 때 

딱 한 번만 타보자고 간절히 부탁해 그 오토바이를 탄 적이 있었는데

 돌아다니면서 길을 잃어버려 

새벽까지 헤매며 집 식구들의 걱정을 끼친 적이 있었고,,, 

그 후 부모님의 걱정에 

단 한 번도 오토바이를 탄 적이 없다, 

 

그러나 오토바이에 대한 욕망을 늘 내 자리에 있다, 

특히 미국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짜증 나는 시간을 보낼 때 옆으로 소리 내며 달려오는

 오토바이 소리에 나도 모르게

 아! 하며 탄성을 지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나도 내일 당장 저 오토바이를

 사서 달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곤 했다, 

 

이렇게 수십번 결심하고

 오토바이를 파는 곳에서 수많은 오토바이를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때우고 가곤 하길 수십 년째다, 

 

어느 블로거가

 라오스를 간 이유에 대해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블로거는 라오스의 흙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 블로거가 올리는 글과 사진에 빠져 

수년 동안 그의 블로거 팬이 대기도 했었다,

 

 나이는 먹었지만, 

나의 오토바이에 대한 욕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이곳을 걸어가다 쓰러져 있는 나뭇가지에 않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문득 이곳을 오토바이를 타고

 한번 달려봤으면 하는 공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후 눈을 감고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을 달렸다, 

시원하게 불러오는 바람은 시원스럽게 달려가는

 오토바이의 사랑스러운 굉음과 매치가 되어

 나를 점점 더 공상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참 많은 시간을

 오토바이와 나와의 공상에 묻혀 

이 숲길을 끝없이 달렸고 

드디어는 오토바이와 함께 하늘까지도 날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