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이야기/남극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 지구의 끝을 향해 가다

김 항덕 2020. 7. 5. 14:04

죄수들에 의해 운행되었던 이 기차는

 1904년 목제를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 졌지만

지금은 관광객을 태우고 있다,

8㎞ 정도를 운행하며 도중에 한번 15분간 쉬는 시간도 있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루에 오전과 오후 2번 운행한다,

 

 

기차의 이름은 ‘세상의 끝 기차’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엘 뜨란 델 핀 델 문도(El tran del Fin del mundo), 다 

우수 아이야 시내에서 출발해 

티에라델푸에고 국립공원 초입까지 운행한다, 

 

 

15분간 쉬는 시간을 갖는 동안 산 위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 봤다,

 

아마도 이 기차를 운행했을 때는 

수많은 죄수들이 위의 사진처럼 이렇게 총총히 않아서 

일하러 나갔을 것인데

지금은 그 자리에 관광객들이 꽉 차서 창밖을 구경하고 이동하고 있다,,

 

오래 전 이곳도 나무들이 울창했던 곳이었는데 

벌목으로 이렇게 황폐해졌다,

 

오늘의 목적지는 기차만 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끝에 왔으며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중

 최고의 아래쪽에 있는

 뭔가를 보러 가야 했다, 

 

기차에서 내린 일부의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여자 가이드를 따라 산을 넘어가는

하이킹을 하게 되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가볍게 낮은 언덕 정도의 산책 개념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 좀 오랜 시간이 걸린 듯했다, 

 

산을 넘어가고 바다가 나오면 

그곳에 사람의 손길이 닿는 마지막 

길이 있다는 것이다

그곳을 향해 가는 여행이다,

 

 몇년전 4월 말의 캐나다 록키를 여행했을 때

 어느 산속에서 구경했던 영양가 많은 나무가 생각이 났다, 

숲이라 하면 

역시 캐나다의 영양가 있고 싱싱한 

울창한 숲이 많이 생각이 난다, 

 

아무데나 씨를 뿌리기만 하면 자랄 것 같은

 기름기 흐르는 캐나다의 숲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가 없다,

 

사진 속의 모습은 캐나다에서 봤던

 그 울창했던 모습과는 역시 아주 다르지만

만만치 않은 생명력이 있어 보인다,

 

 

으로 만져보니 촉촉했지만 잘 끊어졌다, 

 

브라질에서 온 2쌍의 젊은이들

유럽에서 온 2쌍의 중년쯤으로 보이는 사람들 등

 15명 정도가 이 하이킹에 합류했다, 

앞에서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아르헨티나의 

이쁜 여성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면서 가고 있다

 

나뭇가지 위에도 독특한 모양으로

 나를 반기고 관광객에게 미소를 짖고 있는듯 했다,

 

이런 식의 독특한 나무들이 모여있는 곳을 걷고 있자니

 잠시 호기심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 동안 

가이드를 비롯한 일행들과 거리가 많이 멀어져 

깜짝 놀라 달려가기도 했다,

 

한참을 가서 아래를 보게 되었는데

 저 앞에 보이는 곳이 우리의 목적지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가고 있는 이 하이킹의 길도 

세상의 가장 아래쪽에 놓여있는 길을 향해가는 거였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뭐든지 세상의 바로 아래,

세상의끝을 향하는 여행이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니 우리의 목적지가 더 잘 보인다,

 

 들꽃은 어딜가나 보이고,,

 

가장 끝 자락을 알리는 푯말이 나타나고 

그사이에 놓인 나무로 만들어진 나무를

 약 500m 정도의 길을 걸어갔다, 

 

폭은 약 1m 정도 되었고 나무로 된 바닥 아래는 

공간이 있었는데 물이 흐르고 풀이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는 강가 근처에서 멈추었지만, 

이곳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걸을 수 있는 다리 중

 가장 아래쪽에 있는 것이다 

 

그런것은

 사람들을 기어코 이곳까지 오게 했던 이유로 

충분했을 것이다, 

나도 기어코 이곳까지 와야 한다는 사명감도

 오기도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이곳이 사람이 놓아 만든 길 중에

 가장 아래에 있는,

 그야말로 세상의 가장 끝자락이다,

 

상 맨 아래쪽에 놓인 사각형식으로 놓인 공간에서 

내가 걸어왔던 나무 길을 쳐다본다

 

이곳은 나만 찾아온 게 아니었고 

많은 사람들이 진짜 사람이 걸어서 갈 수 있는

세상 맨 아래쪽의 

 끝을 발로,, 사진으로 찍고 있다,

 

 

 

자그마한 벤을 타고 우수아이아의 마지막 목적지인

 세상의 끝에 있는 호수와 우체국을 구경했다,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우체국 안에는 각종 포스터, 사진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끝에서 보내는 편지를 누군가에게 보낸다고 한다, 

이곳 안에는 팔둑에 문신이  있고 턱수염이  

 길고 거칠며  아주 터프하게 생긴 사람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여권에다 기념도장을 찍어주며 

사진과 우표, 카드등을 팔고 있었다, 

 

이곳이 유명한 것은 지구 마지막에 있는

 우체국이란 상징성도 있지만

아는 누군가에게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세상의 끝에서 

자기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분을 갖고 간다는 것에 의미를 둔 곳이기에 

유명세를 띠고 있는 곳이다, 

 

누군가는 아는 연인과 가족에 편지를 쓰겠지만

세상의 끝에와서 느낀 자기의 소감을 

자신에게 쓰는 사람도 많이 있다, 

 

수많은 시절을 살아오면서 

나이가 먹으며 살아온 자기만이 알고 있는 잘못과 

고민과 소망과 잘못된 양심의 고백을

 이곳에서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같이 와준 아리따운 26살의 아르헨티나 가이드 아가씨에게 

약 1시간의 시간을 달라고 했고 

같이 간 일행 한 분은 세상의 끝에까지 와서

 앞으로 내가 한 일에 대한 잘못과 용서을 빌면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 보자고 했다, 

 

세상의 끝을 와서 뭘 하겠다는 것이었을까?

 

 사진만 찍고 가는 것,, 값싼 여행이 아닌

눈물의 반성이 섞인

 진정한 자신의 끝에 가서 오늘을  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며

 이번 여행을 인생에서

가장 비싼 여행의 가치로 만들어 보자는 거였다, 

 

편지로 직접 자기의 마음을 저 빨강 우체통에 넣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담아 넣어보기로 하자고 했다, 

 

누구는 하늘을 쳐다보았고 

누구는 돌아왔던 길로 걸어갔으며 누구는 조용히 커피 한잔을 마시러 

각자의 길에서 속죄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세상 맨 끝자락의 우체통은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거렸다,

 

우리 5명은 각자 1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졌고 

30분의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내일은 이곳을 떠나 다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서

다음날 우루과이로 가는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