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이야기/남극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 우수아이야의 비글 해협을 둘러보기

김 항덕 2020. 7. 5. 14:03

우수아이야에서 배를 타고 비글 해협을 둘러보기로 했다, 

비글 해협은

 찰스 다윈이 타고 온 배 비글호를 따서 붙인 이름이라 한다, 

파타고니아 땅의 원 주인 

 원주민들은 이 근처에서 7000년을 살았지만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에게 70년 만에 멸종되었다, 

 

잔인하게 학살당했던 책임을 현재에 와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바로 비글해협의 모습이다, 

 

 

 

가마우지들이 모려 살고 있는 섬을 돌아봤다,

투어 배들이 섬 가까이 갔지만

 날아가거나 도망가거나 하는 새들은 한마리도 없었다,

 

 

 

이곳을 다른 경로로 여행 오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 

브라질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 우수아이아까지 와서

 여행을 즐기는 브라질 여행객들을 이곳 

배 안에서 여럿 만났다, 

그들의 꿈은 오토바이를 타고 

알래스카에서부터 우수아이아까지 달려보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세상의 여러 군데서 여러 가지의 일들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면서 

열심히들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도 나름 살아 움직이는 자기들만의 

세상이  마찬가지로 존재했다, 

 

찬바람을 맞으며 눈보라를 맞으며

 이곳이 자기들의 세상인 양 활기차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새삼 

세상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을 또다시 느낀다,

 

 

 

 

 

내가 투어을 하고 있는 같은 종의 배가 멀리서 가고 있고 

내가 탄 배는 이 뒤를 따라가고 있다,

 

배는 물개들이 놀고 있는 섬 아주 가까이 접근을 했지만,

 전혀 관심이 없이

 잠만 자고 있거나 눈만 멍하니 떠서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어떤 물개도 사람이 잔뜩 실려있는 우리 배를 

쳐다보지 않았다,

 

 

 

 

바람과 이끼와 물과 함께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암석 덩어리 

섬 하나가 이런 색으로 변할 수도 있구나,

 

우수아이아의 상징인 빨간 등대,

 

지구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등대다, 

영화 해피투게더에 나와서 더욱 유명하다고 하지만

난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이곳 배를 타고 하는 투어는 

펭귄 섬에 올라가 펭귄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는데 

펭귄 섬을 올라가지 못했다, 

 

 배 안에서 뉴욕에서 온 패키지 여행단과 같이 

우연히 이 배를 타고 갔는데 그중 몇 분과

 맥주까지 마시면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펭귄섬을 구경하고 있었지만

 쉽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펭귄 을 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화중 사진도 찍지 못할 정도로 토론의 시간이 진지했었다,

 그렇게 배 안에서 

우연히 사람들을 만나 대화에 열중했던 것도

 이번 여행 중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이렇게 블러그를 작성할 때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수아이야는 세상의 끝이라는 

상징성 말고는 솔직히 볼 것이 없는 곳이다, 

 

세상의 끝에 존재한다는

 조그마한 동네를 실제로 발로 찍어본다는 것을 이유로

 이곳을 오게 된것이 목적이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다들 이 세상의 끝에 존재하는 세상의 끝을 가보자는 것에

 흥미를 느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전부인 것 같다, 

 

배 안에서 브라질 사람들과 우연히 같이 앉게 되었는데

 내가 이렇게 배 타는 것 말고

 또 어디 갈 곳이 있냐고 물어보니

 날 툭 치면서 "이 세상 끝에 왔는데 또 어딜 가려고 하느냐" 한다, 

그들과의 대화는 미소를 띠게 했고

 유럽인들과는 아주 다르게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먼저 말을 걸어오며 

여행에 대한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 마음가짐을 

그들은 너무나 즐겁게 표현했다, 

왠지 브라질 사람들에게 정이 들었다, 

 

세상에서 인간의 손길이 

가장 적게 닿았다고 하는것이 이곳의 가장 장점이며 

실제로 이곳은 지도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세상의 끝 마을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곳을 향해 말을 할때 

가장 인간의 때가 묻지 않는 이곳이야말로

 자연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모습이며 

이 자연을 영원히 지켜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 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문득 내가 본 세상의 가장 남쪽에 있는

 이 세계 역시 인간들에 의해

 더럽혀지고 문명에 오염되어 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섬에 무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은 이제 이렇게 배를 타고 구경하는 것에 대해

 많이 무덤덤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쳐다보지도 않고 무심히 

 할 일 없이 잠이나 자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에 오염되지 않은

 진짜 순수한 야생 속의 동물들이라면

 커다란 배를 타고 환호성을 질러 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도망을 가거나 물속으로 숨어야 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물게, 팽귄 새떼들은

 우리를 실은 커다란 배를 보고도 전혀 개의치 않았는데 

오히려 그 모습에서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 야행성 청정한 공기등은

 인간들의 입맛에 역시 길들여 지고 바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알래스카의 지구 위쪽의 마을부터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이곳까지 오염되지 않는 곳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