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에피소드

정말 위험했었던 멕시코 여행기

김 항덕 2020. 7. 24. 13:44

 

미국 켈리포니아 센디에고를 통과해서 

 아래쪽으로  계속 내려가 아르헨티나까지 가 보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겼던 바로 그 다음날

 첫번째 도시 과달라하라에서 생긴 이야기다

   수 많은 여행중에 가장 위험했던 멕시코 이야기다

 

멕시코 티화나에서 버스를 타고 과달라하라로 향했다,

버스는  온종일 달려서 드디어 터미널에 도착했다,

어리둥절,....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이며 어디를 

구경하면서 다녀야 할 것인가를 한참 동안 터미널에 앉아 고민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 앞으로 어디론가

 바쁘게들 지나가고 있었다,

 

일단 간단하게 빵과 콜라로 배를 채우고

 찝찝한 맛 없는 커피도 한잔 마시며 막 도착한 이곳 과달라하라의 

터미널의 분위기를 구경했다,

참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도 분주히 다녔다

 많이들 바빠들 보인다, 그리고 유난히 시끄럽다,

 

 내 몰골도 말이 아니다,.,

하루 종일 세수도 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잠도 제대로 못 자 많이 피곤했다,

 갑자기 다 귀찮았다... 좀 쉬고 싶었다,

 일단 편하게 짐이라도 내려놓고 편하게 쉬여야 할 것 같았다,

가장 편한 이동수단은 역시 택시였다,

일단 택시를 잡기 위해 터미널 밖으로 나왔고 

어수선하고 시장통 같았던 

주변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인상 고약한 택시 운전사와 약간의 흥정을 하고 가까운

  저렴한 호텔로 가자고 했다,

난 스페니쉬와 영어가 가능했고 자신이 있었다

 

택시 운전사는 말이 없었고

 나 역시 피곤해서인지 말을 하고 싶지 않아 창밖만 응시하고 있었다,

한 마디 말이 없던 운전사는 갑자기 내에 말을 했다,,

1블록 모퉁이에 친구가 있는데 

"나와 같은 곳으로 가는데 가는김에 태워주고 싶다"고 한다,

난 즉시 노!! 라고 했다,

"그냥 가고 날 내려준 다음에 친구를 픽업해라",,

"난 조용히 빨리 가고 싶다"고 했다,

분명히 싫다는 표현을 했지만 운전사는 자기의 친구를 태웠다,

 

그런데 그 운전사의 친구는

 웬일인지 운전사 옆으로 탄 게 아니고 뒤에 타고 있던

 내 옆자리로 올라타는 게 아닌가,,

순간,, 아!! 당했다,는 느낌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왜 이 친구가 내 옆에 왔냐"고 소리를 치는 순간

 주먹이 내 얼굴로 두 세 번 날아왔고

 난 그 위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운전전수는 여전히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운전만 하고 있었다,

 

옆에 탄 그 친구는

 검은 봉투에 둘둘 말려있는

 총 같은 모형의 모습을 나의 얼굴 바로 앞에 보이면서

어깨 쪽을 또 한차례 내려쳤는데

 그것은 확실히 쇠로 된 묵직한 망치 같은 느낌의 위력적인 것을 느꼈고

 그것은 분명히 총이었다,

그때 총으로 얻어맞은 

어깨 부위는 거의 1년 정도 후유증이 있었다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그 친구는 겁먹은 나의 모습을 보고

 내 주머니와 내 작은 배낭을 뒤지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꼬레아노!!,, 하면서

 뭔 말인가를 혼자 중얼거렸지만, 

정신이 없어 그것이 뭔 말인지는 알아듣지 못했다,

 

택시 안에서 내 옷을 전부 벗으라 했다

팬티까지 모두 벗어야 했는데 

 옷 사이사이에 숨겨둔 모든 돈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던 거 같고 

도망을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던 거 같다,

 

차 안에서 그 친구는

 정말 꼼꼼히 아주 차분히 여유있게 내 옷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바지 안쪽에 숨겨둔

 돈 4천불을 찾아내고 말았다

 나에게 돈이 더 있으면 지금 말하라고 했다,

난 그게 전부이며 돈은 가져가고 "나를 내려달라"고 사정했는데 먹혀들지 않았다,

난 죽었다고 생각했다,,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고 

머리는 접점 하얗게 변해가는 거 같았다,

목이 말라 목젖이  안으로 접혀 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그때의 내 얼굴은 아마도 흙빛이 아니었을까,,

차창 밖에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자유스러움이

 그렇게 부러울 때가 없었다,

그때, 기적같은 말이 들렸다,,

 

"헤이 꼬레아,, 옷 입어", 하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바지를 입고 위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아마 내 생각인데,,, 

운전하던 운전사와 그 친구가 잠깐 말을 주고 받았는데

 운전사가 그냥 풀어주라는 말을 한듯싶었다,

서로 말할 때의 그들의 표정은 정말 살벌했다,.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잠깐 그들끼리 짧은 말이 오고 간 후에 있었던 "옷 입어"는 말이었다,,

그리고 택시는 어느 모퉁이에 차를 세웠고

 나보고 "빨리 내리라"고 했다.

난 차 문을 열고 내리면서 

"부탁인데 20불 정도 하고 여권하고 영주권은 돌려줄 수 없냐"고 했다,

그 친구는 내 여권하고 영주권과

크레딧 카드만 밖으로 던져주며 뭐라고 소리를 치며 

총 모양의 검정 비닐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아마도 "신고를 하면 죽인다"는 말 같아 보였다,,

 

나는 무지건 "오케이 오케이"를 하면서

"그라시아스",,"그라시아스"라고 여러번 했던것 같다,

 땅에 떨어진 여권과 크레딧 카드을 줏어 그 자리를 떴다,

지금도 그들의 얼굴이 잊혀히지 않는다. 

특히 택시 운전사의 옆 모습은 

언제 다시 봐도 알아볼 수 있게 나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이후 경찰과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정말 멕시코다운 경찰과의 이야기다,

난 길거리에 경찰관이 보여 신고를 했다, 

납치를 당해 돈도 빼앗기고 구타도 당했다는 신고였다,

경찰관은 전화기로 누구를 부르더니 

얼마후 경찰차가 와서 나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경철서니까 안심되었다,

그런데 경찰서까지 태워 준거로 20불을 내라고 했다,

 

그런데 그 경찰관은 나에게 전화 한통화를 할 때마다 

10불을 내라고 했다,

과달라하라에 사는 멕시코 친구에게 전화하고 싶다고 했더니 

10불을 내라고 한다,

변호사에게 전화하고 싶다고 했더니 10불,,

국제전화는 50불이고, 

나의 억울한 하소연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경찰 리포트 같은거만 달랑 한장 가지고 나와야 했다,

이후 여행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한창 열리고 있었던 때였다,

이 사건이 있고 난 후 난

 남미를 10여년 동안 가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이 남미를 여행할 땐 

죽을 각오를 하고 가란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지금은 다시 남미로 여행을 자주 가곤하지만 늘,,

 그때의 사건이 교훈이 되어 

정말 조심스럽게 여행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