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에피소드

파라과이 여행 첫날에 길을 잃어 버라고 헤매고 말았다

김 항덕 2020. 7. 26. 03:09

(이과수 폭포)파라과이 여행때 찰영했다

 

파라과이 아순시온 공항에 도착했을 때

 뭔지 모르는 꽃 냄세가 확악~ 들어왔다,

처음엔 아카시아 냄새 같았지만 나중에 그 냄새가 아닌것을 알았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날때마다 

이 냄세에 대해 물어보곤 했지만 다들 자기들은 전혀 이 냄세를 모르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나라의 고유 냄세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아순시온을 떠날 때까지 

이 찝찝한 향 내음을 맞으면서 지내야 했다,

 

이곳엔 이민 가서 사는 친구가 있었다,

2014년 12월 어느날 이야기다

 

친구는 고생 끝에 어느덧 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는데 

그가 살고 있던 마을 이름은 람바래(Rambare)라는 곳이다,

수도 아순시온 근교의 작은 도시였고 

그곳에서 작은 마켓을 하고 있었다,

 친구는 마켓 일 때문에 밖에서  같이 저녁도 할 수 없다며

 나보고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

내가 주소 한장을 갖고

 어렵게 택시를 타고 찾아갔지만, 

그 시간에도  친구는 온 가족이 들러붙어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작은 규모의 동네 마켓으로 보였지만

고기도 팔고 야채와 과일도 팔고 있었으며

 그의 아들과 와이프까지 바쁘게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제법 잘되는 마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렇게 바쁜데 찾아간 게 좀 미안하기도 했다,

 

저녁 10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손님이  잠깐 끊어질 때마다 

고기도 같이 구워 먹고 술도 마시면서 추억을 예기했다,

그러나 도저히 10까지 바쁜 친구와 같이 있을 수가 없어

 밤 8시경 

그만 가봐야 한다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묶고 있는 호텔은 

다운타운의 과라니( guarani) 호텔이었는데 그곳까지 택시를 타고 가도 되지만 

바로 길 앞에서 버스가 가니 

버스를 타고 가라고 했다,

난 만약 택시가 있으면 택시를 타고 갈 생각도 했지만,

 버스를 타고 이 나라 사람들의 모습도 잠깐 

구경해도 될것 같았다,

큰길로 나와 두리번거렸으나 지나가는 택시는 없었고

 큰 버스가 요란하게 앞에서 자주 서곤 했다,

앞에 서고 있는 버스를 관찰하니 

거의 벤츠 마크가 있었던 게 특이하게 보였다,

 

드디어 친구가 말해준 버스가 도착했다.

 난 돈을 지불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엄청 덜컹거리고 소리가 요란했지만, 

남미 여행을 많이 해본 나는 이런 것에 익숙해져 있기에

 별로 부담이 없고 

오히려 편안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친구가 사는 람바래라는 동네에서 내가 가야 하는 센트로(다운타운)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그 시간 정도에 밖을 살펴보면 내가 묶고 있는 덩치 큰 

그 호텔은 바로 앞에 보일 것이고 

그러면 내리면 될 거다 라고 생각했다 ,,

이 호텔은 파라과이 다운타운에서 가장 큰 호텔이기도 했다,

이 나라에 온 지 7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조금도 겁이 나거나 두렵지가 않았다, 

 

버스 안에서는 자리가 많았고 별로 사람들이 없었다,

편하게 골라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밖을 살펴봐야 했으므로 창가를 골라 않았다,

빈 자리가 많이 있었지만 몇몇 젊은 친구들은 

그냥 서서 수다를 떨고 있는 게 보였는데

 내가 동양사람으로서 이 버스를 탔는데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대해주었다,

 외국인인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 작은 나라에 수많은 동양인들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들에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젠 친구가 말해준 30분경이 되었고 나는 밖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조금 전 이 버스는 다운타운까지 들어간 것 같았다,

제법 큰 고층 건물과 아파트 건물들이 보이는 것으로 봐선

 이곳이 다운타운인 것이 확실했고 

그리 크지 않은 파라과이의 다운타운 정도면 몇분 안에 내 호텔이 보일 거 같았다,

다운타운에서 제일 큰 이 호텔은

 멀리서도 보이며 여차하면

 운전사한테 물어보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 호텔 앞에는 커다란 공원이 있었다

 아마도 그 공원의 크기는 4불럭 정도의 큰 공원이었고

 그 공원 앞에는 수 많은 버스 정거장이 있었던 것을 미리 보고 왔었기에 

더욱 자신이 있었다,

 

약간 긴장을 하면서 밖을 쳐다보며

 내가 묶고 있는 호텔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찾고 있었다,

호텔 앞의 공원을 찾는것이 더 쉬웠기에 

공원같은 곳이 나오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원이 보이면 빨리 운전수에게 "여기가 과라니 호텔인가?",, 하고 물어볼 참이었다,

 

그런데,,,,

눈길 한번 다른곳에 돌리지 않고 쳐다보고 살펴보고 있었는데 

어느덧 버스는 다운타운을 벗어나 

변두리 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아주 요사스럽게 아스팔트 길이 아닌

 돌길로 된 길을 달리는 듯 차 안이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아스파트길이 아닌 변두리 돌길로 간다는 뜻이다,

그럼 내가 호텔을 놓친 것인가?

난 운전사에게 급히 다가가서 말을 했다,, "호텔 과라니는?,,

했더니 운전사는 "아까 지나갔는데"", 라는 말을 한다, 우와,,,

""그럼 어떡해 가야 하나"" 하고 물어보니

 "종점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면 그곳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왜? 종점까지 가야하지"? 

"여기 건너편에서 타고 가면 되잔냐"고 물어보니,, 

"여기는 일반통행이라서 너가 버스를 타려면 두 불럭을 걸어야갸 하는데

 밤이라 위헙하니 종점이 얼마 안있으면 갈거이니까 그곳에서 편히 타고 가라",,,,

"아!,, 일반 통행이어서" "이 버스가 내 호텔 한 불럭 위쪽에서 지나가서... 내가 몰랐구나"

,,,,아,,,그랬구나",,

친구도 깜박 그 말은 해 주지 못했던 거다,,

 

버스 종점까지 갔다,

이 나라에 온 지 7시간도 안 되어 전혀 모르는 

아주 변두리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종점은 내가 평상시에 생각해온 수많은 버스들이 한데 모여있으며

 청소하고 정비하고,, 그런 종점이 아니었다,

단 한대의 여분의 버스가 보이지 않았고

 주변엔 사람도 마을도 없었고

 흐릿한 책상 전구불 하나만 삐딱한 찌그러진 책상위에 놓여져 있었다,

이 전구불도 운전수가 와서 켰다,

 이상한 곳에서 내가 타고 왔던 그 버스, 

그 운전사는 약 20여분을 쉬고 나서 다시 출발하는 거였다,

 

 운전수는 밖에다 아무렇지도 않게 소변을 보고 담배도 피우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나는 운전사가 담배를 피우는 사이

  옆에 삐그덕 거리는 의자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정말 수없이 많은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남미 파라과이의 알지도 못하는 이런 곳에서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쏟아지는 별을 보다니..

지금도 난 그 별을 잊을 수 없다,, 

여행 중 이렇게  일반통행을 알지 못하고  찾아 나선 

나의 무모함도 잊지 못한다,

 

버스가 다시 다운타운으로 향할때 버스 운전사는 

자기 옆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했고 얼마 후 고맙게 그 운전사는 

바로 이곳에서 내리라는 말을 해주어 

무사히 호텔로 들어 왔다,

다음날 친구와 함께 아순시온 한인 식당에서

 소주와 함께 진하게 술을 마시며 나의 파라과이 사건을 말했다,

 이날 우리는 식당이 떠나갈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