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민 이야기

카지노 때문에 망쳐버린 이민 초기

김 항덕 2020. 8. 6. 03:31

무턱대고 벤데라는 것을 한답시고 봉제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옷가지들을 가지고 막상 밖으로 나와 처음 마주하는 파라과 주민의 초인증 없는 집 앞에서

손뼉을 치며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옷을 사라고 소리치는 내 모습도 이상하지만

그런 것이 타고난 기질처럼 아무런 창피함을 느끼지 못하고 하는 나도 참 이상스러웠다,

아주 자연스럽게 행하고 있는 내 모습은 왠지 이민 생활을 아주 많이 한 고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남들은 너무나 창피해서 도저히 이들의 집 앞에서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고 하는데

난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무 집이나 들어가고 소리 지르며 내가 갖고 온 옷을 팔기 시작했는데

거의 스페인어를 하지 못했지만 손짓 만으로 옷을 많이 팔았다,

그렇지만 파라과이의 날씨는 그 당시 나에겐 그 어떤 장애물보다 더한 고통이기도 했다,

평균 온도 섭씨 38 도리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 45도 정도를 오를 정도로

아주 심각한 더위를 맞이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습도가 없어 그늘진 곳에 좀 쉬고 있으면 그 무서운 뜨거움은 좀 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나라는 아마도 그 더위를 피하고자 씨에스타 시간이 있었나 보다,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다,

그 시간이 되었을 때 내가 옷을 팔자고 아무 집을 방문하는 것도

그들의 일과 중 가장 행복한 휴식 시간을 뺏는 거라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늘진 곳에 들어서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렇게 나 역시 씨에스타 시간을 점점 즐기는 쪽으로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3시간의 씨에 스타 시간에 잠을 자거나 집에 들어가 쉬고 있기만 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점점 그 시간에 시원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찾아서 쉬러 들어 간 곳이 카지노이었다,

당시 한국에 사는 내 나이 친구들이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것이 몇 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카지노 경험이었을 것이다,

나의 카지노 출입은 이렇게 남미 파라과이에서 일하는 도중 씨에스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출입을 하게 되었다,

카지노 출입의 결과는 안 봐도 뻔한 것이었다,

결국 그날 번 모든 돈은 카지노로 입금이 되기 시작했고

그 입금된 돈을 찾기 위해 그다음 날 또 가야 하는 일이 반복되기 시작했으며

밥을 먹을 때나 운전을 할 때나,,,사람들과 만나고 있을때나,,,

카지노의 블랙젝 판과 바카라 판, 그리고 룰렛 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게 되었다,

이렇게 1년 동안의 이민 생활은 카지노로 망쳐버렸다,

이때의 경험으로 다행히 미국에선 거의 카지노 출입을 하지 않고 있는데

가끔 들린다 해도 도박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다행 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