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이야기/캄보디아

캄보디아 애들을 위한 블로거 한 페이지

김 항덕 2020. 7. 7. 05:13

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의 시간은

 빨리도 흘러갔다

짧지만 길게 느껴진 이곳의  여행을 마치고

 내일 아침이면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오늘이 이곳의 마지막 날이다

캄보디아에서 꼭 가 보고 싶은 것이 몇 군데는 더 남아 있었지만 

가질 못했다,

 무엇보다 오쯔티알 비치라 불리는 유명한 휴양지를 가 보지 못한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이곳(오쯔티알 비치) 보고 싶어서였다,

 

 이리 허망하게 온 목적이 사라져 버린 것이 참 허무했다,

이렇게 캄보디아의 뜨겁고 멀미까지 났던 이 땅을 떠나야 했다.

 

이곳 캄보디아를 어렵게 들어 왔기에 

여행은 좀 편하게 할 줄 알았지만 가면 갈수록

힘이 들었다,

더워서 갈증이 났지만 물을  사 먹을 때도 없었다,

그렇다고 택시 운전사가 먹는 물을 좀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잠시 쉬는 곳이 나타나기만 하면

 얼음에 담겨있는 시원한 물부터 찾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고약한 것은 다닐 때 먼지였다

 

아스팔트가 없는 곳이라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질 때면 많은 먼지가 택시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런 것이 나에겐 익숙치 않아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날 내가 탔던 택시는 에어컨도 고장이 나 있엇다,

이 나라에서 제대로 된 아스팔트 길을 가려면 

좀 유명 도시로 가야 될 거 같다,

 

어제 저녁 호텔 구석에 있었던 

자그마한 바에서 와인 몇 잔을 마시고 자서 그런지

 잠은 푹 잔거 같았다,

호텔 로비에서 주소를 물어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이곳에 오게 되었다,

사원 입구까진 아래쪽에서 내려 약 100미터 정도를 

걸어 들어가야 했다,

어디선가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가 

입구서부터 들려왔지만 정감 있게 들렸다,

어쩌면 그 소리는 원숭이와 새 소리가 합쳐서 들려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왠지 그 울음소리는 이곳을 지켜줄것만 같은 신비감 마져 들었다,

어디서 부터인가 졸졸 따라오는 강아지도 있었지만 

귀찬게 느껴지지 않았고 귀여워 손을 내밀어 쓰다듬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오늘은 실패하지 않은 여행을 위해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갖기로 결심을 했다

 

 

 

언덕을 거의 올라갈 때쯤 어린애들이 보였다

 그들은 처음 본 이방인인 나에게 

하얀 이를 들이 되며 웃으며 다가왔다,

난 왠지 또 애들에게 시달리는 것이 아닐까,, 

미리 걱정을 했다,

어딜 가든 애들이 달려들어 돈을 달라는 것에

 이미 질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다가온 애들은 수줍어 하면서

 손을 가리키며 더 올라가라는 시늉을 했다,

두 명의 소년은 내 앞에 서며 길 안내를 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뭐가 부끄러운지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느꼈다,

이들에게서는 구걸을 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왠지 이 사원을 찾는 이들에 대한 

깍듯한 길잡이를 해 주는 거 같았다,

이 애들은 내가 처음에 이들에게 주었던 선입감에 미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들을 보는 내 눈에도

두려움이 없어졌고 한낱 어린애들의 천진함과 순순함, 

그리고 친절함이 느껴질 뿐이었다 . 

 

사원 안에서 들어가면 이 꼬마들을 위해

 건강하게 희망을 품고 살기를 빌어보겠다고 결심했다,

 

 

약간 언덕에 있는 사원을 올라가니 이곳엔 

서양에서 온 여행객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반가웠다,

이들 역시 이곳 시아누크빌에서의 여행은 나처럼 어렵고

 힘든 여행을 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았고

느낌 역시 같을 거 같았다,

아마 이들도 빨리 다른 곳으로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았다,

 

 

 

사원 안에 들어 갈 때는 역시 신발을 벗어야 했다,

누가 시키거나 보는 사람이 없지만 

이미 여러 번의 여행에서 이곳은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직 따라왔던 애들은 내가 신발을 벗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니 전부 눈동자가 내 신발 쪽을 보고 있었다,

어쩌면 애들도 걱정을 하지 않았나 싶었다,

저 외국에서 온 이방인이 사원에 들어 갈 때 매너 없이

  신던 신발을 그대로 신고  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내가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을 때까지 거리를 두며 졸졸 딸아다닌 애들은 

사원을 떠나 언덕 아래로  내려 갈 때까지 시선이 나에게 꼿 혀 있었다,,

 

사원 안에는 처음 보는 꽃나무들도 여러 개 있었는데

약간 비릿한 냄새 같은 게 났지만 한참을

 이 나무 근처에 있으니 머리가 맑아졌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는 

작은 해안 마을이었던 이곳은 1963년

캄보디아 최초로 프롬펜을 잇는 철도가 놓이면서 발전 하기 시작했다,

캄보디아 최고의 해안 휴양지라 불리는 

오쯔티알 비치가 이곳에 있다,

시아누크빌이란 도시 이름은

 70년대 시아누크 왕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곳을 태국의 파타야 같은 휴양지를 모델로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중국의 엄청난 자본이 들어와 

건물, 도로, 카지노 등이 빠르게 건설되고 있으며

 그중 카지노는 갑자기 100여 군데가 늘었다

 

왠지 이렇게 카메라 가방을 둘러매고 

이곳을 찾고서 다시 돌아가려 하니 

내가 모험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난 여행을 모험처럼 하고 싶지는 않다

 

흘러가는 대로 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러하다고 위험하게 느끼거나

 몸이 피곤할거 같은곳은 피하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안전을 우선으로 하며 조금이라도 기분상 위험하다고 느낌이 드는

 그 어떤 상황도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번 이곳에서의 여행은

 위험한 모험을 했던 거 같았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이 도시에서 내가 했던 행동 전부다가 위험했었다

 

결과는 추억이 되었고 안 가본 곳을 가 본 희열을 느꼈지만 

그래도 뒤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길을 

택시 운전사만 믿고 30분씩 달려가야 했던 무모함이나

늦은 밤  아무 데서나 내려 걸어 다닐 때 골목 어디에서의

 살벌한 시선 같은 것은

 내 신체를  위험한 오지에 그대로 노출 시킨 거였다,

 

사진 속의 아이들이 아직도 내 눈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끝까지 나를 따라와 주었던  

그 애들이 아니었다면 이 페이지 블로거는 존재 하지 않았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