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민 이야기

두발의 총격과 자동차 경주,,그리고 사고

김 항덕 2020. 9. 2. 10:51

파라과이의 교민들도 한인 사회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다들 한집 건너면 다 같이 알 수 있는 그런 친근감 넘치는 한인 사회였다.

어떤 면에선 너무 자세히 알아가는 이웃의 동포들이 부담이 갈때도 있엇지만

쓸데없이 이유도 증거도 없는 소문도 많이 나는 곳이엇다,

친구 박ㅇㅇ 그를 알게 된 지는 파라과이 들어가서 약 2년 정도? 된 후였다

우연히 이들과 친구가 되고부터 이민 생활이 많이 달라 진 것은 사실이다,

같이 여러군데를 다니면서 많은 시간을 가졌다,추억도 많이 있지만 아주 특별한 사연이 있다,

아마도 파라과이에선 진짜로 내가 친구가 필요했었던 거 같았다,

당시엔 너무나 누군가가 나에겐 절실했던거 같다,

지금 와서 보면 내가 누구와 친해지면 친해진 자들과 더 있고 싶어 하는 나만의 천성이 있어서 그랬나,,,

자꾸 같이 있고 싶고 그들을 찾아가고,, 했던것은 나였다,,

파라과이는 낮이건 밤이건 음주 운전이 가능했다,

지금은 아니겠지만 당시는 그랬고 음주 운전 개념조차도 없을 정도로 비틀거리면서 운전을 하곤 했다

물론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다는 것이 위험 하다는 것도 알았지만, 누구나 그것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걱정도 하지 않았다,

당시 1980년도의 파라과이는 그랬다,

음주 운전을 하면 경찰한테 걸리기는 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경찰이 오면 도망을 가면 그만이었고 만약 걸렸다 해도 약간의 돈만 쥐여 주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한인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경찰의 그것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것들이었다,

나도 어느덧 그런 생각을 했고 실제로 경찰에게 여러 번 걸린 적이 있으나 몇 푼의 돈을 쥐여주면 통과가 되었다,

어쩌면 그런 것을 즐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 곳이 당시의 파라과이었다

파라과이는 더웠다, 어느 날 밤에 나와 박ㅇㅇ 천ㅇㅇ 김ㅇㅇ 등 친구들은 술을 마셨다

그러나 그 자리는 또 한 명의 사나이가 있었는데 한국에서 온 지 15일 되었다던

우리보다 나이가 많았던 군인 장교 출신의그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박ㅇㅇ을 통해 우리의 술자리에 온 것이었다,

그때 친구들과 그 장교는 많은 술을 마셨고 누가 그랬을까 우리는 2차로 다른 술집으로 자동차 경주를 하면서 지는 차는 술값을 내기로 약속 했다,

이러한 자동차 경주는 그날 하루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항상 술만 마시면 그다음에는 늘 있었던 그런 술버릇 이였다,,

파라과이의 도로는 상태가 별로 좋지가 않았다,

어떤 도로는 마구 돌을 심어 놓은 곳이 허다했는데 그런 곳을 다닐 때면 덜컹거림이 당연히 많았으며 우리는

그런 덜컹거림이 없는 곳을 코스로 해서 자동차 경주로 늘 2차를 정하곤 했다,,

경주는 처음에 마셨던 바로 술집 앞의 신호등에서 부터 시작했다,

신호등이 빨강에서 녹색으로 바뀌는 순간 두 대의 차는 질주를 해대고 있었다,,

시간은 새벽 2시 갈 거의 넘을 때였으니까 앞뒤 오는 어떠한 장해물도 없었다,

파라과이는 오후 9시만 지나도 거리의 모습은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다,

뜨문뜨문 달리는 자동차가 있긴 하지만 별로 많지가 않다,

새벽 2시경에는 적막한 파라과이 아순시온 밤하늘에 별들만 가득하게 떠 있는 그런 밤하늘 이었다,

그런 밤하늘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의 도심지를 동에서 서쪽으로 질주해대는 두 대의 자동차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술을 마신 미국 차 포드 에스코트와 역시 미국 차 포드 델 레가 는 비틀 거리면서 2차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데,

난 포드 델 레이를 타고 있었다.

운전자는 천ㅇㅇ이…. 난 옆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귀에 파고드는 음악에 맞춰 인상을 쓰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거 같다,

운전하던 내가 탄 천ㅇㅇ의 차가 앞지르기 시작했다,,

난 더 흥이 나서 음악 볼륨을 높였고,,소리를 부르며 노래도 부르기 시작했다,

"나 역시 더 밟아라, 더 빨리"...스피드와 차 안의 음악소리를 맘껏 즐기는 시간이었다,

근데 운전을 하던 천ㅇㅇ 가 내 손을 치면서 어! 저거 봐라! 를 외친 거 같다,

난 얼굴을 돌려 뒤에 바짝 따라오는 에스코트 자동차를 쳐다보는 순간 그 자동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좌측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동시에 깡통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쇠기둥으로 된 전봇대를 정면으로 박은것이었다,

아마도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지, 왜 갑자기 핸들을 그쪽으로 틀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그 자동에 타고 있었던 친구 박ㅇㅇ 그리고 파라과이에 온 지 불과 15일도 안 됐던 당시

장교라고 소개받았던 그 사람이 사고를 당했다,

두 사람은 안전밸트를 하지 않았고 밖으로 팅겨져 나와 있었다,

그들을 급히 우리 차에 태우고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갔고

다행히 상처를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아마도 밸트를 착용했더라면 죽었을거라 지금도 생각한다,

그들을 내려놓고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얼마가 지나서 사고가 발생한 곳의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 천ㅇㅇ 이와 다시 그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자동차는 앞부분의 범퍼가, 운전석까지 붙어버릴 정도의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 경주를 시작해서 사고를 냈으니..

충격은 계속됐다,,

사고 현장으로 달려 갔을 때, 사고 주변에는 벌때들처럼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동차의 부품들을 뜯어내고 있었다,

하다못해 자동차 핸들과 타이어까지 해체 되어 있었던 상태였다,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고 말았다,

친구들은 사고가 나서 지금 병원에 누워 있는데,

그 사고 난 차를 지나가던 모든 차가 일단 멈추고 나서

그 차를 분해하고 가져가고 하는 것을 보는 순간, 눈에 뭐가 씌운 것 처럼 흥분이 되었다

나와 천ㅇㅇ는 그들을 향해 몽둥이를 쳐들고 달려갔다,

길가에 떨어져 있던 기다란 사각 나무였을 거라 생각이 든다

그 나무를 피해서 달아난 파라과죠 들은 멀리서도 아쉬움이 나는듯 먹잇감을 향해 눈을 도사리고 있을 때,,

어떤 자동차 하나가 우릴 향해 정지했고 창문이 열리면서 창문 사이로 총이 보였다,,

난 그도 한패 거리인 줄 알고, 총이건 뭐건 간에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때 굉장한 소리가 앞에서 났는데 그 소리가 나는 순간 몸을 숙였고 그 차는 곧바로 달려 도망갔다,,

근처의 파라과죠 들도 그 소리에 놀라 다들 돌아갔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천ㅇㅇ 이와 나 둘만 남아 있었다,,

나를 향해 쏜 그 두 발의의 총알은 내가 서 있을 때 바로 내 머리를 향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벽에 박힌 그 두 발의의 총알 앞에 서보니 바로 내 이마 앞에 박혀 있었다,,

섬뜩했다,,

그 총을 발사한 그 사람은 추측 하건대 우연히 지나간 사고 현장에 수 많은 사람이 몰려 사고 난 차를 도둑질 하는 것이 보였고

그것을 막기 위해 정지를 하지 않았는가 추측된다.

그러나 나는 그도 역시 도둑질하는 무리의 일부라 보고 소리를 쳐 됐으며 커다란 막대기를 휘둘러

자기에게 접근하는우리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총을 발사 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파라과이는 돈만 조그만 주면 얼마든지 총을 살 수 있었던 나라였고 누구나 집이나 가게에 총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젊은 날의 살벌하고 위험했던 파라과이의 끝을 알리는 시기를 그 총소리와 함께 맞이한 거 같다,

그후 파라과이를 진짜 떠나고 싶었다,,